식물의 오감

식물이 감각을 느끼고 움직인다는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처럼 오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가. 촉각
촉각은 외부로부터 온도변화 등과 같은 환경적인 자극, 혹은 충격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파리지옥과 같은 대부분의 식충식물이 갖고 감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적의 침입을 피부조직을 통해서알아차리고 반응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모사나 자귀나무의 잎사귀가 일으키는 반응에서도 촉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햇빛에 대해서 일정한 방향 감각을 갖게 되는 경향, 즉 일광성(日光性)도 넓은 의미에서 촉각과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숲이나 덤불 속에서 더 많은 햇빛을 받으려고 경쟁적으로 자라는 식물들을 천이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호주의 동물학자 로저 세이모어 박사는, 연꽃의 일종인 넬룸보 누시페라라는 식물은 꽃피우는 번식기에 이르면 평소 5℃인 환경에서도 자기몸의 체온을 30∼35℃까지 올린다고 합니다. 
충매화의 일종인 누시페라는 이 상태에서 꽃이 피면 풍뎅이가 날아와서 수분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즉, 누시페라가 개화기에 체온을 상승시키는 것은 꽃이 핀 후 종족번식을 지속시키기 위해 수분을 도와주는 풍뎅이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분명한 목적 의식과 피부감각을 갖고 있는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 미각
식물도 단맛, 쓴맛, 신맛 등 맛을 느낄까요? 동물은 자기 맛이 아니면 먹지 않습니다. 누에가 뽕잎만을 먹듯이 벌레도 미감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먹이만 먹습니다. 식물은 어떨까요?

특별한 토양에서 특별한 식물들이 다른 식물종에 비하여 더 잘 생육하는 것은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령 산성 토양을 좋아하는 수종이라든지, 건조한 토양 환경을 좋아한다라든지, 습지환경을 선호하는 식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물들 처럼 직접 먹고 배설하는 활동은 아니지만 생육환경을 어떤 특정한 생육환경을 선호하면서 그곳에서 다른 식물들 보다 좋은 생장을 보이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해안가에 잘 자라는 소나무류의 하나인 해송(海松, 곰솔, 黑松)이나, 나문재는 염분의 토양을 좋아합니다.

다. 후각
식물이 동물이나 사람처럼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요? 

웬만한 식물의 잎에는 뒷면에 약 100만개의 기공(氣孔, stoma)이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서 광합성 작용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 산물인 산소를 방출하고 수중기를 내뿜는다. ]

식물에 후각이 있다면 기체교환이 일어나는 바로 이 기공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동물은 체질에 맞지 않으면 의식적으로 코를 막거나 몸을 피하여 역겨운 냄새를 흡입하지 않으려고 행동합니다.

식물의 기공이 동물들처럼 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식물한테도 후각(기공)이 반응하기도 합니다. 

광합성과정에서 공기의 질에 따라 기동을 열거나 받는 것은 불가능 하기 대문에 후각을 가졌다고 볼 수 없기도 합니다만 좋은 대기환경에서는 식물의 성장 상태가 그 만큼 좋고, 그렇지 않은 대기 환경에서는 생육이 불량하고 심지어 죽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색을 기공이 지니고 있는 후각적인 작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라. 시각
눈을 가지고 있다면 동물처럼 색감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명암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식물은 색감을 구별할 수는 없지만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온도와도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또한 명암을 느끼기 때문에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잎사귀를 닫고 낮이 되면 잎사귀를 다시 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빛을 찾아서 잎과 줄기는 이동하고 뿌리는 어두운 곳을 찾아서 이동하기도 합니다. 

마. 청각
식물은 외부의 소리에 대해서 반응한다고 합니다. 

이를 증명하는 여러 가지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식물끼리도 특정한 소리에 대하여 어떤 종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종은 둔감하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식물의 소리에 대한 반응을 오랫동안 연구한 이완주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식물은 소리에 따라서 성장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성분의 차이도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식물들이 이와 같은 특성을 보인다는 이 박사의 연구를 응용하여 그린음악을 개발하여 작물재배에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양란인 심비디움의 경우 그린음악을 들려준 것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무려 144%의 생육상태를 보였고, 장미의 경우 그루당 125%나 꽃송이가 더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충에 대한 반응도 시험하였는데 미나리에 발생하는 진딧물은 그린음악을 들려줌으로써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배추에 발생하는 혹진딧물도 30%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