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신, 숲은 신전
자연에 대한 외경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신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이며 곧 신화와 전설, 신앙의 태동으로 이어집니다. 신화의 탄생은 문명의 시작입니다. 세계의 여러 신화는 나무와 숲에서 시작합니다.
북유럽의 인간을 창조한 물푸레나무
물푸레나무는 이그드라실이라는 생며의 우주수였습니다. 북유럽 최초의 남자인 아스크는 물푸레나무로부터 태어났고, 최초의 여자인 엠블라는 느릅나무에서 창조되었습니다. 물푸레나뭇속에 속하는 나무들은 고대 그리스어로 꿀이라고 불렸던 설탕성분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20세기 초까지도 '만나'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유럽인들은 물푸레나무가 신과 인간의 양육자이자 보호수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푸레나무에서 분비되는 꿀물 때문일 것입니다.
숭배받은 비단목화나무
나이지리아의 세네갈 사람들은 판야나무 혹은 케이폭나무라고 불리는 비단목화나무에 신이 살고 있다며 숭배했습니다. 케이폭나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크며 일상생활에서 쓸모 있는 기름, 비료, 옷감을 제공했습니다.
게르만 민족이 신성시한 참나무
참나무는 게르만 민족에게 추위를 피하고 요리를 할 수 있는 땔감이자 건축재였고, 식량으로도 엄청난 역할을 했습니다. "참나무에서 가장 맛있는 햄이 자란다"고 할 정도로 이 숲을 귀하게 여겼고 참나무 숲을 돼지숲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도토리 때문이지요.
동양신화의 우주수 뽕나무
부상(扶桑)은 우리나라 고대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신목으로 뽕나무입니다. 부상이라는 나무는 잎은 뽕나무와 비슷하고 높이가 120km, 둘레가 약 1,000m 이며 가지에 10개의 태양이 뜨고 지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등 동양의 모든 신화에 나타납니다. 뽕나무는 금보다 비싼 비단을 뽑아낼 뿐만 아니라 배고풀 때 먹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그러니 동양에서 아주 귀하게 대접했을 것입니다.
단군왕검의 신단수
옛날 하늘나라의 왕인 환인의 아들 환웅은 인간 세상인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아래에 내려왔고 그곳을 신시라고 불렀습니다.
신단수에서 단(檀)은 박달나무를 의미합니다. 또 다른 학자는 단은 제단을 의미하고 신목은 침엽수일 경우 전나무, 활엽수일 경우 자작나무라고 합니다.
영생하는 우주의 세계를 상징하는 훌루푸나무
북미 원주민이 숭배하는 붉은 삼나무나 세콰이어
로마인들이 신성시하는 층층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