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식물, 설탕, 사탕수수

설탕과 사탕수수

설탕(sugar)은 단맛을 지닌 수용성 무색결정으로서 당(糖)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종자식물의 수액과 포유동물의 젖에 들어있다. 제일 흔한 당은 자당이라고 하는 슈크로우스이다. 설탕을 제조하게 되면서부터 인류의 입맛에 일대 혁신을 가져오게 하였다. 거의 모든 식품에 설탕이 쓰이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식음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되었다. 이 배경에는 역시 식물이 자리잡고 있는데 사탕수수와 사탕무에 당의 주성분이 슈크로우스가 무게의 5~10% 함유되어 있다.



사탕수수(sugarcane)는 벼과에 속하는 크고 굵게 자라는 다년생초이다. 슈크로우스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분을 줄기대에 저장하고 있다. 당즙액을 얻기 위해 아열대와 열대 지방에서 많이 재배한다.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뉴기니 지방으로 추측한다. 대개의 재배작물이 그렇듯이 사탕수수도 인류의 이동 경로를 따라서 동남아시아, 인도, 폴리네시아로 파급되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아시아가 가장 큰 규모의 생산지이고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도 많이 심으며 하와이의 핵심 상업작물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가 어려우며 필요한 당밀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사탕무(sugar beet)는 사탕수수 다음으로 슈크로우스가 많이 들어 있는 작물로 알려지고 있다. 당분은 뿌리에 저장되어 있다. 사탕수수와 달리 대체로 온대지방과 같은 추운지방에서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온대지방의 인구밀집지역에서 많이 재배하고 생산한다.

Figure: Sugar beet plant dug out showing the tap root where sugars are stored (Image modified fromhttp://blog.seedalliance.org/2012/08/07/the-context-culture-of-usdas-ge-sugar-beet-decision/)
사탕무는 사탕수수에 비해 비교적 늦게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당 성분의 중요성이 알려지기 전에는 주로 가축의 사료나 채소 정도로만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1700년대 중반에 설탕을 만드는 실험이 이뤄졌고 공장은 1802년이 되서야 세워졌다. 이 후 점점 유럽지역에서 사탕무 재배가 늘어나서 1880년대에 이르러 사탕수수에서 제조한 설탕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독일이 사탕무를 많이 생산해 오고 있다.

슈크로우스가 들어 있는 다른 식물들은 캐나다의 국목인 사탕단풍나무(sugar maple tree) 와 사탕야자(대추야자) 등이다. 사탕단풍나무에서 추출하는 시럽은 캐나다의 특산품으로서 관광상품으로 인기있는 제품이 되고 있다.